개강예배(1): 은혜로 출발하기를 원합니다
창31: 1-4, 13-16
코넬에
입학하신 모든 분들께 먼저 축하를 드립니다. 새로운 시작과 함께 건강과 주님의 인도하심이 있기를 소원합니다. 부모님들도 여기 계시는데 자녀들에게
늘 은혜가 충만하기를 기도 부탁 드립니다. 이곳은 은혜가 많은 곳이기도 하지만 더 필요한 곳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오늘 읽은 본문에서 야곱의 처지가 미국에 와 있는 우리와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신입생이 아닌 재학생, 직장인, 이민자들도 정들었던 고향 땅과 가족들과 친구들을 떠나 낯선 곳에서 살아갑니다.
힘든 것 중의 하나가 주변 사람들과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도 같은 처지입니다.
야곱은20년 정도 고향을 떠나 외삼촌 라반의 집에서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삼촌 아들들에게서
자신에 대한 소리를 듣게 됩니다. 야곱이 자신들의 아버지 재산을 다 빼앗아 재물을 모았다는 것입니다(1절). 그리고 삼촌도 전과는 달리 자신에게 대하는 것을 직감하게 됩니다(2절).
난처한 상황입니다. 야곱에게서는 어렵고 힘든 시간입니다. 자신이 그렇게 평가
된다는 것에 대해 우선 놀랐을 것입니다. 더구나 핏줄이라고는 하나 뿐인 삼촌마저 달라진 태도에 매우 당황스러웠을
것입니다. 그나마 부인들은 서로 싸우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말
한 사람이라도 친구가 있기를 바랬을 것입니다.
이때
하나님이 야곱에게 나타나십니다. 이것이 은혜입니다. 예상하지 않은 시간과 상황에서 하나님께로부터 받는 선물입니다.
지금까지 야곱이 언급된 뒤에 직접 하나님이 나타나 주신 것은 형을 피해 도망 할 때(28:12)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나타나 주셨던 것입니다.
타지에서 비록 자신의 가족을 이루고
살지만 모든 것이 삼촌에 의지해 살아가고 있습니다. 의지할 사람은 삼촌뿐인데 모두로부터 따돌림을 당합니다. 홀로라는 느낌이 드는 외로운
시간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가 가장 힘들고
어려워하는 시간과 환경에 하나님이 직접 나타나 주셨다는 사실입니다.
이타카에 계시는 모든 분들은 이 말씀을 꼭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나에게도 힘들고 어려운 시간이 올 수 있을텐데 그때 하나님은
나와 함께 해주시고 나의 위로자가 되어 주십니다. 이 믿음을 갖기 바랍니다. 사실 지금 소망으로 부푼 신입생들에게는 이 말씀이 조금 잘 들리지 않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조금 지나 프리림이나 중간, 기말고사 뭐 이런 단어가 귀에 들어오기 시작할 때 이 말씀이
꼭 기억 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부모님들도 이런 시기가 자녀들에게 있다는 것을 아시고 여러분들이 계시는
곳에서 자녀들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을 드립니다.
아무도 야곱에게 다가오지 않을 때 그에게 다가오셨습니다. 은혜가 흐르는 시간입니다. 외롭고 낯 설은 땅에서 혼자 있다는 외로움이 그를 엄습할 때 주님은 그가 혼자가 아님을 알려 주셨습니다. 이것이 하나님을 믿는 백성들에게 주어지는 선물입니다. 늘 이 은혜를 누리는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야곱에게
다가오신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먼저 “네 조상의 땅 네 족속에게로 돌아가라.” 이 말은 우리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말처럼 들려집니다. 그러나
믿음의 눈으로 보면 우리에게 필요한 말씀입니다. 아버지가 있는 곳은 야곱이 있어야 할 곳입니다.
가나안은 이스라엘의 영원한 기업이 될 땅입니다.
영적으로 보면 더 이해가 되는 말씀입니다. 아버지가 계시는 곳은 늘 평안과 소망과 기쁨이 넘치는 곳입니다.
여러분들이 힘들어하고 슬퍼하고 고난 가운데 있는 곳을 원하지 않기에 주님은 우리에게 나타나 주십니다. 그리고 다시 아버지가 계시는 평강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기를 원하십니다.
이곳에 오신 분들은 내가 늘 머물러야 할 곳이 어디인가를 잘 알아야 합니다. 물리적인 장소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우리들의 영적 상태를 말씀합니다. 아무리 환경이 힘들고 어려워도 늘 우리에게 있어야 할 것은
평강입니다. 평강이 자리잡고 있는 주님의 품속에 늘 돌아가야 합니다.
또 하나님은 외로워하는 야곱에게 ‘함께 있을 것’을 말씀하십니다. 홀로된 자에게 누군가 함께 해준다는 것은 위로가 되는 것입니다.
형으로부터 도망 올 때 혼자 있던 그에게 해준 약속입니다. 늘 혼자라고 생각했는데
‘하나님은 그와 함께 하신다’는(창28:15) 것을 다시 깨닫게 해
주셨던 것입니다.
신입생
여러분들에게 이곳에 계시는 분들은 여러분과 함께하는 형제 자매들입니다. 외롭지 않습니다.
주 안에서 서로 의지하고 힘이 되어주고 기도제목을 나누는 성도님들입니다. 새로 오신
분들은 앞으로 만나게 될 목장원들이 기도의 동력자가 될 것입니다. 서로 함께 기도로 나아가는 새 학기가 되길
바랍니다.
이 은혜를 체험한 후 바로 야곱은 자신의 아내들을 자신이 있는 들로 불러냅니다. 야곱은 이제야 돌아갈 용기를 얻게 되었던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지친 나에게 먼저 힘을 얻게 하십니다. 불신 가운데 있었던 나의
믿음을 회복해 줍니다. 그리고 순종하지 못했던 마음의 결심을 이제는 행동으로 옮기게 만들어 줍니다.
은혜는 우리로 하여금 주의 뜻을 이루기 위해 주어지는 선물입니다. 예배에 소홀했던 분들은 다시 그 자리로 나아가기 바랍니다.
기도의 자리에 있기 원합니다. 졸업식이 있은 후 많은 섬김의 자리가 비어 있습니다.
신입생 여러분들에게도 주님이 은혜를 더하실 텐데 섬김의 그 자리에 세워질 줄 믿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또한 나만 아닌 다른 사람들까지도 힘을 공급합니다. 야곱은 아내들에게 하나님의 나타나심과 자신에게 말씀하신 바를
알려줍니다. 이 때 놀랍게도 그녀들은 야곱의 뜻을 따릅니다(13-16). 주목할 것은 두 아내가 하나가 되어 야곱을 지지하는 모습입니다(14절).
모두가
이제야 하나된 목소리를 냅니다. 너무나 놀랍습니다. 서로 한 남편을 두고 싸우던 아내들이었습니다. 레아와 라헬이 경쟁자에서 협력자로 바뀝니다. 이제 이들이 하나 되어 서로 싸우고 다투지 않는
모습입니다. 이제야 한 가족이 됩니다. 은혜는 서로 다른 사람들을 하나되게
만드시는 하나님의 역사하심입니다.
우리는 앞장 30장에서 두 여인이 서로 질투하고 시기하던 사람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는 그들로 하여금 이제 나아가야 할 방향(비전)을 보게 하십니다. 그리고 함께 모두가 손을 잡고 한 민족을 이루어 나가는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되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여러분들을 이곳에 보내셔서 우리 교회에 주신 비전을 함께 이루어
가게 하실 것입니다. 이곳에 계시는 동안
말씀대로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주님께 쓰임 받도록 잘 훈련 받으시고, 마지막으로 한 손에는 졸업장, 다른 손에는 선교사의 임명장을 들고 세상으로 나갈 줄 믿습니다.
다시 한번 코넬에 오신 모든 분들을 축하 드립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여러분들에게 충만할 줄 믿습니다. 은혜는 먼저 나를 바로 세워주십니다. 잠깐 잃어버린 하나님의 관계가 있다면 다시 이어가기를 바랍니다. 또한 은혜는 나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세우기 위해 부어 주십니다. 이 세움의 현장을 섬김이라 부릅니다. 잠시 섬김의 자리에서 떠나 있었다면 다시 그 자리로 돌아가 쓰임 받기를 원합니다.
새 학기에 온 성도가 은혜로 출발하여 주님과 동행하는 복된 성도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